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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소(活性酸素)에 관하여

제로아트 2006. 7. 13. 20:56

활성산소(活性酸素)에 관하여

 

산소가 없으면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살 수가 없습니다. 산소는 호흡을 통해 공기를 들이마심으로써 몸으로 들어오게 되며, 이렇게 들어온 산소는 폐를 거쳐 심장으로 보내진 후 혈관을 타고 몸 구석구석의 세포들에게로 전달됩니다. 산소가 세포에 전달되면 세포에 저장되어 있던 각종 영양분과 반응하여 에너지를 생산하여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줍니다. 이처럼 영양분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생산하여 생명활동을 유지하게 해주는 산소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산소가 체내에서 독성으로 변하여 우리의 세포, 조직 및 장기를 파괴하여 질병을 일으킨다니 참 이해하기가 가지 않습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산소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합니다.  

 

 

1. 정상 산소분자의 특징 

산소분자는 산소원자(O) 2개로 되어 있고, 산소원자는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원자핵의 주위에는 8개의 전자가 회전하고 있습니다. 산소원자의 8개의 전자는 제1궤도에 2개, 제2궤도에 2개, 제3궤도에 2, 제4궤도에 1개, 그리고 제5궤도에 1개가 위치하고 있는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산소분자는 2개의 산소원자로 되어 있으므로 산소원자 A의 제5궤도에 있는 1개의 전자와 산소원자 B의 제5궤도에 있는 1개의 전자는 서로 공유하게 되므로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산소원자 A의 제4궤도 및 산소원자 B의 제4궤도에는 전자가 1개밖에 없기 때문에 쌍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산소분자는 이상하게도 이와 같이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성이 아주 낮아 독성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산소가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산화작용을 나타낸다는 것은 제4궤도의 두 빈자리에 두 개의 전자를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때 두 전자는 산소가 가지고 있는 홀로 있는 두 전자와는 상반되는 스핀(spin)을 가지고 있어야 결합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를테면, 정상 산소분자에 있는 전자의 두 개의 스핀 방향이 ↓↓ 이라면 스핀 방향이 다른 두 개의 전자(↓↓)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 전자는 서로 상반되는 spin (↑↓)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Pauli의 법칙 때문입니다. 그러나 Pauli의 법칙에 의하여 산소에 들어갈 전자쌍 역시 상반되는 spin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록 자리는 비어 있지만 쉽게 전자 두 개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정상 산소분자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을 스핀 제한현상(spin restriction)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하면 스핀 제한현상에 의하여 정상 산소분자에는 2 개의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학 반응성이 매우 낮아 안성성이 있습니다.  

 

 

2. 활성산소 

식사에 의하여 음식물이 위, 장관에 들어오면 이들은 분해되어 탄수화물, 지방질 및 단백질 등으로 되어 종국에 가서는 세포에 저장됩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저장된 이들 영양소는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는데 이때 산소의 산화작용에 의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게 됩니다. 이때 산소가 영양소를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산소분자에서는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고 전자의 이동현상에 의하여 산소분자는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는 대단히 불안정하여 다른 물질로부터 전자 하나를 뺏으려는 성질을 보입니다. 이와 같이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를 가지고 있어 매우 불안정적인 산소분자를 학문적으로는 활성 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이라고 부르는데 항간에서는 그냥 활성산소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활성산소는 영양소의 산화 과정에서 산소의 약 2 %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영양소의 산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되는 경로는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째는 산소원자 A의 제4궤도에 외부로부터 전자가 1개 들어오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산소원자 B의 제4궤도에는 전자가 1개만 존재하는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이러한 활성산소를 슈퍼옥사이드 활성산소(superoxide radical)라고 부릅니다.  

 

둘 째는 산소원자 A의 제4궤도 및 산소원자 B의 제4궤도에 각각 전자가 1개씩 들어와 과산화수소가 되는데 이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 자체는 활성산소는 아니지만 과산화수소는 조그마한 자극에도 수소이온이 떨어져 나가면서 금방 쌍을 이루지 못하는 활성산소로 전환됩니다.  

 

셋 째는 산소원자 A와 산소원자 B가 분리되고 A의 제5궤도 및 B의 제5궤도에 전자를 각각 1개씩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제4궤도에는 쌍을 이루지 못하는 전자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하이드록시 활성산소(hydroxyl radical)라고 부릅니다.  

 

넷 째는 전자의 수에는 변동이 없지만 전자의 스핀(spin) 방향의 변동에 의하여 활성산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즉 산소가 외부로부터 광자(photon)와 같은 에너지를 받아 쌍을 이루고 있지 않는 전자 중 어느 하나의 스핀이 변화됨으로써 생기는 활성산소인데 이것을 일중항 활성산소(singlet oxygen)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스핀 제한 현상이 제거되어 쉽게 전자 2개를 받을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활성산소이다.  

 

3. 활성산소의 생성과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영양소의 산화 과정에서 활성산소는 필수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는데 그것이 곧바로 제거가 되지 않고 체내에 남게 되면 그것은 독소와 같은 작용을 하여 다음과 같이 인체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첫 째, 활성산소는 세포막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산으로부터 전자를 뺏어서 자신은 안정을 되찾은 산소분자가 됩니다. 이로 인하여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방산은 전자를 빼앗기고 과산화지질이 됩니다. 세포막은 세포에 필요한 여러 가지 화학 물질들을 세포 내부로 이동하기 위한 접수 창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세포막이 과산화지질에 의하여 변질되면 세포막의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둘 째, 활성산소가 세포핵 속에 들어있는 DNA로부터 전자를 뺏어서 자신은 안정을 되찾게 되지만 DNA는 전자를 빼앗기는 결과가 되어 유전 정보에 오류가 발생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단백질 합성에도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세포 전체가 돌연변이 세포가 되어 나중에 암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셋 째, 혈액 속에 있는 LDL-콜레스테롤로부터 전자를 뺏어서 자신은 안정을 되찾지만 LDL-콜레스테롤은 과산화지질이라는 고약한 물질이 됩니다. 이 과산화지질은 체내 각종 조직 및 장기에 침투하여 치명적인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혈관 벽에 부착하거나 혹은 혈관 내벽 속으로 침투하여 혈전증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넷 째, 활성산소가 면역세포들로부터 전자를 뺏어서 자신은 안정을 되찾게 되지만 전자를 뺏긴 면역세포들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별하는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자신의 조직, 즉 자기(self)에 대한 항체를 만들기 시작하면 매우 골치 아픈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섯 째, 앞에서 혈액 속의 LDL-콜레스테롤이 활성산소에 의하여 전자를 빼앗기고 과산화지질이 되고 이 과산화지질이 체내 각종 조직 및 장기에 침투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 조직 및 장기에 침투한 과산화지질은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활성산소는 노화를 촉진합니다.  

 

 

4. 활성산소의 긍정적인 측면 

활성산소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활성산소는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체내에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이물질이 침입했을 경우, 이것을 녹여 없앰으로써 생체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하면 백혈구(leukocyte) 중의 호중성구(neutrophil)나 대식세포(macrophage)와 같은 식세포(phagocyte)는 효소를 이용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몸 속에 침입해온 바이러스나 곰팡이 등을 녹여버립니다. 또 간에서는 활성산소가 해독작용을 하기도 하고 어떤 활성산소는 암 세포를 죽이기도 합니다. 사실 많은 항암제들은 인체에 들어와서는 활성산소로 변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약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활성산소가 인체의 세포성장 및 세포자살에 관련된 다양한 생체 신호 전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활성산소는 키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두 얼굴을 가진 과격한 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활성산소의 제거 시스템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포에 저장된 영양소를 산화하여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활성산소가 생성되지만 이것들이 즉시 제거되지 않으면 활성산소의 독작용으로 인하여 인체의 많은 세포, 조직 및 장기 등을 파괴하게 됩니다. 따라서 인체에는 이들을 신속하게 청소하는 제거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을 항산화제라고 부릅니다. 항산화제에는 인체 내에서 자체 생성되는 효소에 의하거나 혹은 인체 외부에서 공급받는 영양소에 의하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전자를 “효소 항산화제” 혹은 “내부 항산화제”라고 부르고 후자를 “비효소 항산화제” 혹은 “외부 항산화제”라고 부릅니다. 

 

항산화제의 예를 들면, 슈퍼옥사이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는 수퍼옥사이드 디스무타제(superoxide dismutase: SOD)가 필요하고, 과산화수소를 제거하는 데는 카타라제(catalase) 및 구르타티온 퍼옥시다제(glutathione peroxidase) 등이 필요하며, 하이드로옥시 활성산소 및 일중황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는 비타민 C와 E, 뇨산(uric acid), 빌리루빈(bilirubin) 등과 같은 비효소 항산화제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인체에서는 활성산소의 생성과 활성산소의 제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인체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6. 활성산소의 생성 및 제거의 불균형 

인체에서 활성산소의 생성 및 제거의 불균형은 두 가지 경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 째는 활성산소의 제거 기능은 정상인데 활성산소가 과다 생성되는 경우이고, 둘 째는 활성산소의 생성은 정상인데 활성산소의 제거기능이 저하인 경우입니다. 물론 활성산소의 제거 기능의 저하와 동시에 활성 산소의 과다 생성이라는 두 가지가 동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먼저 활성산소가 과다생성 되는 경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째, X-선 및 감마선(gamma ray) 등이 세포에 침투하여 이온화 작용에 의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합니다. 둘 째, 오존층의 파괴로 인하여 지상으로 내려 쪼이는 자외선의 양은 증대되었으며, 이로 인해 일중항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됩니다. 셋 째, 제초제, 농약, 살충제, 항암제, 질소 화합물 등이 체내에 들어와서 활성산소를 만들고 또한 자동차와 공장의 굴뚝에서 내뿜는 배기가스 중의 질소산화물(NOx)은 심각할 정도의 대량 활성산소를 만듭니다. 넷 째, 장기이식이나 심장수술을 할 때 혈액의 흐름이 멈추었다가 다시 재관류되면 잔틴옥시다제(Xanthine Oxidase)라는 효소에 의하여 엄청난 양의 활성산소가 생성됩니다. 다섯 째, 담배를 피우면 활성산소가 증가합니다. 여섯 째, 과음 및 과식을 하면 활성산소가 증가합니다. 일곱 째, 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활성산소가 증가합니다. 여덟 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근육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고, 또 최대한의 운동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혈액은 심장과 근육으로 몰리게 되는데 반해, 장기에서는 혈액이 상대적으로 빠져나가 혈액이 산성화되고 이런 과정에서 다량의 활성산소가 생성됩니다. 아홉 째, 모든 종류의 과격한 운동은 체내의 활성산소를 증가시킵니다.  

 

활성산소의 제거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째는 노화에 의하여 항산화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둘 째는 전신적 질환을 앓고 있어 항산화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혹은 항산화 효소의 생성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셋 째는 오늘날 우리들은 육식을 많이 먹고, 가공음식을 많이 먹으며 또한 즉석음식(fast food)를 많이 먹는데 이들 음식에는 비효소계 항산화제인 비타민 A, C, E 그리고 미네랄 등이 태부족이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오늘날 우리들의 인체는 항산화제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7. 활성산소의 생성과다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 

활성산소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체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약 90%는 활성산소의 과다에 의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활성산소의 과다에 의하여 발생하는 질병의 종류를 나열한 것입니다. 첫 째, 각종 암 질환, 둘 째, 심장 질환, 셋 째, 뇌졸중(중퐁), 넷 째, 류마치스성 관절염, 다섯 째, 아토피성 피부염, 여섯 째, 당뇨병, 일곱 째, 간질환, 여덟 째, 백내장, 아흡 째, 치매, 열 째, 피부 질환 등입니다.  

 

 

마무리 하면서  

정상적인 산소에 비해 활성산소는 체내에서 머무는 시간은 수십만 분의 일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그것이 제대로 제거가 되지 않으면 활성산소는 정상세포에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로 인하여 지질로 구성된 세포막의 변성을 불러오고, 세포 내의 RNA, DNA등의 핵산들의 산화를 촉진시키며, 또한 단백질의 과산화반응을 유도하여 체내의 효소들과 호르몬 등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이러한 일련의 반응들은 동맥경화, 심혈관계질환, 백내장, 관절염, 노화, 근골격계의 질환, 또는 각종의 악성종양 등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체내에서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생성되지 않도록 꾸준한 노력을 함으로써 많은 종류의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무병장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길전박사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

출처 : 강길전박사의 양자의학 http://www.dr4mind.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