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바람/쟁이들세상

[스크랩] 문화저널 21에서 춤추는여자를 논하다

제로아트 2007. 6. 19. 23:23

"춤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자"
춤명상, 춤요가로 소통하는 '춤추는女子, 박태이'
 
최하나 기자
 

"명상에 빠지면, 저절로 몸이 춤춘다."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떠난여행에서 명상을 배우던 도중 몸에서 춤이 저절로 터져나왔다는 춤추는여자 박태이. 그렇게 스승도, 가르침도 없이 만난 춤은 그녀의 아픔을 치유했다. 춤명상, 춤요가로 내안의 나와 자연과 만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봄비가 조용히 내리던 늦은 오후, 그녀만큼이나 넉넉하고 아름다운 인사동의 따뜻한 카페에서 춤추는여자, 박태이를 만났다. 온 몸으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몸짓을 문화저널21이 담아 보았다.

▲     춤명상전문가 박태이 프로필 © 문화저널21

춤추는女子, 박태이를 말하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춤요가,춤명상을 처음 만들어 시작하기까지...

원래 그림을 전공했어요. 어릴적부터 그림은 제 생활이었죠.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며, 아이었을 때부터 앓고 있던 우울증, 제 안의 염쇄성을 그림으로 풀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독일로 유학도 갔고, 계속 그림을 그렸지만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서 몸까지 힘들어졌어요. 너무나 살고 싶었지만 그 마음의 병의 고통으로 삶전체가 망가졌어요. 자살기도도 하고...그러다가 티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한달의 여행이 제 삶에 굉장한 변화를 가지고 왔어요. 그 이후 인도로 가서 명상을 하며 본격적으로 춤을 만났고 춤과 함께 모든 삶이 변했어요.
3년 정도 인도에 머물며 춤과 명상을 했는데, 처음 일년 동안은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 오로지 춤과 수련에 몰두했어요.


1999년 춤과 자신과 마주한 그녀,
돌아온 한국에서...


처음에는 저와 같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활동부터 시작했어요. 2003년부터는 춤요가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전국으로 돌며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워크샵을 열고 함께 춤을 추고 현재까지 계속 하고 있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미내사 클럽에서 춤명상강의를 하고 있어요. 익산에서 춤으로 치유하는 것에 관한 박사과정을 시작했구요. 지금까지 했던 작업은 체험이었으나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서요.
논문 및 책으로도 펴낼 예정이예요.

광주에 청소년 교육원의 교육센터장 맡아서 성에 노출된 아이들과 함께 춤으로춤으로 치유하고 있구요, 지난해 문화관광부우수 프로그램으로 채택되어 다수의 초빙 강의도 했었어요. 일반인 대상의 강의 및 어린이집, 혹은 가정폭력에 노출된 주부를 위한 자기 몸 사랑하기 등 다양해요.지금은 인터넷 카페 박태이 춤명상 연구소의 전국의 900여명의 회원들과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중이예요.

 
 "자연스러움, 나를 놓아주는 작업"
춤추는女子의 춤명상, 춤요가 이야기

춤명상, 춤요가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짜여진 동작이 있나요?

기본적인 동작은 없어요. 우리 몸 전체가 호흡해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후흡부터 깊이 가지 못해요.모든 혈이 소통해야 하는데, 모든 에너지가 뒤죽박죽인 현대사회를 소우주격인 우리 몸도 닮아가는 거지요. 그래서 몸이 아프기도 하는 것이고, 이것을 뚫어 주어야 해요.
우리는 항상 생각으로 무엇이든지 해결하려고 해요. 억지고 계획을 짜고 꽁꽁 나를 둘러싸고 있어요.자연스러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생각으로부터 나를 놓아주는 작업을 해야하는 거죠. 나의 생각과 욕망을 편히 놓아주는 작업을 통해 지난 날 교육되어져 자신을 동여매고 있던 실타래들을 하나씩 풀어주는거예요. 

▲     © 문화저널21


춤은, 내 몸을 놓아주고 나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작업

내가 내 몸한테 나를 맡겨버리면 아픈 곳을 스스로 풀어나가게 되요. 요가 자세를 일부러 하려고 하면 몸이 땡기고 불편하죠? 그러나 몸에게 맡기면 몸 전체의 근육이 일어나면서 몸을 풀어주고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내 생각으로만 끌고 가던 나를 풀어 놓음으로써 자연상태와의 조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춤요가 예요. 우리는 자연이 될 수 있고,그 상태를 찾아가는 일을 하는 것이죠. 

▲     © 문화저널21

따로 춤에 대한 연습을 하신 적은 없나요? 

없어요.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호흡부터 시작해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호흡을 가만히 따라가요. 자연스럽게 풀어주다보면 내 몸에 꼭 맞는 호흡이 일어난답니다. 안 좋은 것을 풀어내기 위한 호흡이 일어나고, 몸 전체의 기능이 여기에 집중되요.

상처가 나면 몸 스스로 치유해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치유로 회복하는 작업이예요. 

 
"나에게 춤은 000 다" 라고 한다면? 

춤은 삶 전체이죠. 지금 앉아 있는 것 조차도 춤이라고 할 수 있고요. 저에게 일어나는 전부, 그 전체가 다 춤이더라구요. 


▲     ©문화저널21


고통의 시간을 지나 만난 춤명상, 이제는 행복하신가요?
 

작년까지는 너무 행복해서 항상 둥둥 떠있는 환희 속에서 살았어요. 지금은 그렇진 않지만 편안하고 차분하고 그래요. 그때보다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요. 예전에는 허공에서 땅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매달려 있었거든요. 그래서 힘들었어요.

춤을 만나서 땅에 발을 디디기 시작했구요, 발이 디뎌지니까 뿌리를 내리고 이제 들어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물론 흙 사이로 뿌리를 내리는 작업 또한 쉽지는 않지만 확신은 있어요. 조금씩 부딪히는 고통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자양분이 되고 많은 것들이 깊어지고 있으니 행복하죠. 

 


"생살을 찌르듯 아팠던 고통들도 다 살아내면 아름다운 작품 "
춤추는女子의 그림이야기


그림을 전공하셨는데, 계속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한국화를 전공했어요. 평면작업이 심심해서 입체 및 퍼포먼스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다시 평면으로 돌아가 재미를 찾았어요. 바느질 , 수도 놓고 하며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저한테 그래요. 선생님, 한국화 하시고 명상도 하셨으니 먹으로 쉭 그려서 제목 멋지게 만들어서 전시회 하지 왜 시간 많이 걸리는 그림을 그렇게 힘들 게 하느냐고요.
그런데 사는게 그런게 아니예요.
한땀한땀 살아온 것이 다 모여서 지금 여기의 나를 만들어 놓았거든요.
힘들때는 생살을 꿰메듯, 쿡쿡 바늘이 찌르는 고통을 느꼈어요. 그런데 그것들이 진짜 다 살아내니까 아름다운 작품으로 완성됐어요. 그 한땀의 삶의 진리를 표현하고 싶어 요즘은 붓다가 되고 싶은 여자 시리즈를 하고 있어요. 생모시에 천연염색 그리고 화선지와 바느질로 곱게 수를 놓았는데, 힘들어도 전부 다 조화롭게 완성했을땐 아름답죠.

    박태이 선생님의 작품 "붓다가 되고 싶은 女子" 1(左) , 4 (右) © 문화저널21


지금은 편하게 그림이 나와요. 이렇게 삶이 풀리고 생각이 풀리니 어렵던 그림도 풀리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술치료의 핵심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춤추는 女子의 예술치료이야기


춤명상을 통한 실제 효과는, 변화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나요?


지난해에는 지방 곳곳을 다녔었는데, 계속적으로 와서 체험한 사람이 많았어요. 한 40대 주부가 기억에 남는데요, 춤이 안에서 터져 나오는 사람이 있어요. 보통 신들렸다고 표현하는데, 그 사람 안의 에너지 때문에 춤이 터져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때로 사회의 이상한 시선을 받기도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을 만나서 같이 나누며 춤으로 풀다보면 좋아져요. 우울증으로 오신 분들 또한 그렇구요.


▲     ©문화저널21

서양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예술치료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제 알려지는 단계인데, 통합예술치료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정신분석적, 심리학적으로만 접근했었어요. 그것은 한정되어 있어요. 저는 예술을 통한 통합치료가 굉장한 변화를 가져올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로 약물치료에 의존해 왔거든요.
섬세하게 사람들의 개별적인 것을 만져주지 못했어요. 그런 환자에게 통합예술치료는 해방이지요. 외국의 음악 치료 사례중에 자폐아 아이가 소리치료를 통해 피아노를 스스로치며 빠져들 게 되었고, 이 치료이후에 아이는 양치를 배우고, 밥을 먹을줄도 알 게 되요.
자기 안에 죽어있던 감각들이 살아나는 것이지요. 

서양의 방법으로 예술치료를 진행하실건가요?

서양의 치료방법과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하고 싶어요. 박사과정에서 참고하고 있지만, 그들이 발표한 것을 그대로 옮겨 오고싶지 않아요. 인간 하나하나마다 내면에서 나오는 근원적인 춤. 서양인 동양인 상관없이 인간 그 자체 자연 그 자체로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저의 계속적인 슬로건처럼 "춤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실천하고 싶어요.
예술치료의 핵심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전체가 자연으로 환원되었을때만 편안할 수 있어요.


춤추는女子의 내일

▲     © 문화저널21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춤은 그 자체가 통합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동작, 시각적인 면 모두 필요하거든요.
춤명상, 춤요가를 꾸준히 전하고 싶어요. 또한 이것을 의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학업을 시작했어요. 한의학, 정신분석학 등을 공부하고 있는데 보다 과학적인 지식과 더해져 지금까지 했던 예술치료활동을 깊게 정리하고 싶어요. 박사과정을 끝내고, 책을 완성할 예정이예요.
올해 말이나 내년 쯤에는 맨발로 추는 춤과 함께 제 그림을 세상속에 선보이는 춤추는 여자의 개인전을 열고 싶습니다. 

 



 

8년 전 춤을 만나 예술통합치료를 실천하고 있는 박태이 선생님. 그녀는 그녀가 외롭게 지켜가고 있는 이 치유의 길 위에 마음 맞는 좋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녀가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누고 있는 아름다운 삶이 그녀의 건강한 삶의 거름이 아닐까 생각했다.

춤명상, 춤요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그녀가 마음으로 쓴 글과 그림은 인터넷 카페 박태이 춤명상 연구소 (
http://cafe.daum.net/dancemeditation)를 통해 누구나 만날 수 있다.

상처가 있기에, 그리고 그 상처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하루하루가 있기에 행복한 춤추는여자 박태이. 그녀와 함께 건강한 행복을 오래도록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편집 /  최하나 기자
                                                                              사진 / 최재원 기자





출처 : 박태이춤명상연구소
글쓴이 : 춤추는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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